일기 2011. 3. 5. 00:00

첫 주말이다~!!!
회진 그리고 자유~
AED처방이후 급 제정신으로 돌아온듯한 박OO환자~!
infarct.과 epilepsy..라..
r/f  독거, DM, alcoholics, smoker...r/o ADHD r/o antisocial?
그나마 천만다행..
직업이 안정적이며 연금이 나올거라는거..
젊은 날을 얼마나 신나게 보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약먹고 돌아온 정신보다 더 또리방할게 없는 상태의 누나말곤 당췌 면담할 보호자도 없다..
연민과 짜증이 동시다발로 ocillation하는 오늘의 상태..
거기다...seizure에 꽂혀 NR transfer 를 주장하는 교수님과, 회진 10분전에만 연락이 오는 fellow등 암초같은 나의 일상..

오후엔 똥양과 함께 코엑스로 갔다.
밥도 먹고 옷도 사고..
커피도 마시고..
똥양에게 지극히 속물적인 남자선택의 기준에 대해 아줌마스러운 코멘트를 날리면서도..
그래서 너는 얼마나 잘했길래 하는 혼자말에는 그닥 훌륭한 변명을 내놓진 못했다. ..
뭐..잘 하겠지..

둘다 그동안 외로웠다.
다만 나는 너무 시간이 많았고, 똥은 너무 시간이 없었다.
이 여자가 4년차, 내가 다시 1년차가 되어서야 ..
우리둘의 시간 균형은 대강 맞고, 활동무대가 겨우 일치하고, 그리고 서로의 감당능력에 맞는 과에 감당할 만한 서로다른 연차가 되어서야 우린 주말에 차한잔 같이 마실만한 평범한 친구 사이가 될 수 있게 되었다. 하하하..
바쁘거나 여유롭거나 어쨌거나 외로울땐...
바쁜자는 일을 하고 여유로운자는 시간을 꾸역꾸역 때운다..
그사이에 ..힘들어서 스스로를 놓아버린 사람들을 알고 있다.
그들과 큰 친분이 없었던 것을 다행으로 여기며 씁쓸히 나는 어떤 방식으로 스스로 내 삶을 놓는 것을 예방하며 살 수 있을지 고민했었다.
안전장치 1. 내가 키우는 동물들
            2. 나의 삶을 평범과 보수로 지켜주는 나의 남편
            3. 애정과 경제적 의무를 지워주는 나의 엄마
박OO환자는 이런 안정장치가 없는 사람이 자기파괴를 할 수 없을 정도까지 스스로 망가진 case를 내과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그의 history가 떠올려주는 둘째외삼촌의 그림자 역시도 마음을 편치않게 하고..

FM의 주말은 어쨌거나 휴식가능이구나..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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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r.Hannah 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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